이제는 말할수 있는 이야기

조회 수 395 추천 수 0 2015.12.20 23:24:09
2015년 12월 15일 새벽 2시 50분, 집을 얼마 남기지 않은 명장사앞.
거짓말처럼, 전봇대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사고가 나기전 그 짧은순간, 많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고
눈앞에 터진 에어백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그중에 가장 먼저 떠올랐던건, 이 사실을 알았을때의 교진이의 표정이었다.
그동안 기장이라고 마음고생해가면서 고생했는데 이 사실을 알면 그 아이의 표정은 뻔했겠지.
조심스레 차에서 내렸고, 경찰과 보험사를 불러 사고를 수습했다.
새벽에 렉카차분의 도움을 받아 내가 청주에서 제일 싫어하는 병원에서 응급실 진료를 받았고
그 다음날 집에는 이야기 하지 않고 모든 짐을 정리해서 부모님 집에 두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바로 대전에 숙소를 잡고 집으로 가지 않았다.

다행히 교통사고가 났을때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목, 허리에는 아예 이상이 없었다.
벨트를 메고 있던 부분, 가슴과 양쪽 골반에만 상처가 있었다.
(물론 나중에 보니 여기저기에 멍투성이)

불과 5일을 남겨둔 때였다.
오랫동안 같이 고생했던 사람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나중에 원망듣기 싫어서 교진이에게만 이야기 해둔 상태였다.
할수 있다면, 딱 하루만 하고 싶었다. 그리고 무리없이 인증식을 마무리 지었다.


사실 무리였다. 이 몸상태로는 안하는것이 맞았나보다.
뒷풀이에서는 몸상태가 최악이 되어 일찍 들어왔지만, 하룻밤 자고 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금 더 봐야 알겠지만, 당분간은 움직이지 않는것이 좋을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는 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 선택이었고, 내 추억이며, 나의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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